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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2 15:08

8월 월간지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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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성인과 레지오

베데 맥그리거/장훈 요셉

바오로 사도의 해가 곧 끝나갑니다. 저는 바오로 사도의 해를 지내면서, 바오로 사도가 레지오 정신과 레지오 사도직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복음화에 헌신한 것은 모든 레지오 단원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많은 레지오 영성의 중요한 원칙들이 바로 바오로 성인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레지오 교본에 다른 신약성서 저자보다도 두 배나 더 자주 인용되어 있으며, 프랭크 더프 형제의 다른 저작에서도 가장 많이 인용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레지오의 주보성인 중 한 분이 되는 이유가 충분해 보입니다. 레지오 교본에서 바오로 사도에 관한 내용을 빼버린다면, 교본은 아주 빈약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가 프랭크 더프 형제의 내적 삶과 사도직 정신에 끼친 영향을 무시한다면, 프랭크 더프 형제를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모든 것은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 바오로 사도가 회심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주님의 영상이 바오로에게 말합니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일어나서 시내로 들어가거라. 그러면 네가 해야 할 일을 일러 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사도 9,5-6) 이 때 벌써 레지오의 핵심 정신인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에 대한 그의 통찰이 시작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나머지 생애 동안 철저히 부활하신 주님을 삶의 중심에 두었으며, 주님의 신비체인 교회 안에서 교회를 통하여 활동합니다. 레지오 교본에는 아래와 같이,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사는 바오로 사도와 더프 형제의 삶을 보여주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죽음도 생명도 천사들도 권세의 천신들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능력의 천신들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8-39)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필리 1,21)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가장 풍요롭게, 당신 안에 자리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언제나 주님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하고, 행동하십시오.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교본에는 인용되지 않은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도 있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그것도 사도직에 대한 프랭크 더프 형제의 기본적인 태도나 스타일을 담고 있을 것입니다. “항상 깨어 있으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기도하십시오.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터 주셔서 그리스도의 심오한 진리를 전파할 수 있게 기도해 주십시오. 나는 이 진리를 위해서 지금 갇혀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이 심오한 진리를 제대로 전할 수 있게 기도해 주십시오.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는 지혜롭게 대하고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십시오. 여러분은 언제나 친절하게 유익한 말을 하고, 묻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적절한 대답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골로 4,2-6) 우리 레지오 단원들도 우리가 그리스도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줄 기회를 달라고, 하느님께 그리고 바오로 사도에게 항상 청해야 합니다. 우리가 언제나 친절하고 유머가 넘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대화하고 있는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를 잘 살펴서 거기에 알맞은 이야기를 명료하게 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바오로 사도와 레지오 단원이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한 가지 핵심어는 ‘회심’입니다. 그것은 어떤 회심일까요? 물론 우리 주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게 하는 회심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모든 것이며, 우리 삶의 중심축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우리 마음 안에 자리하고 있어야 합니다. 성모님은 회심을 위한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성모님은 우리가 현세에서나, 죽은 후에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도록 돕는 일 말고는 다른 관심이 없으십니다. 우리가 회심하게 해 달라고 끊임없이 기도드리면 성모님은 들어 주십니다. 다른 사람이 예수님께 회심하도록 필요한 도움을 청하면 성모님은 들어 주십니다. 여기저기에서 회심을 위한 활동을 약화시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모님께 참된 신심을 드리고, 바오로 사도를 통하여 우리가 성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때, 우리는 가장 시급한 이 사도직을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 삶에서 그리스도와 개인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회심을 위한 활동이란 이 귀한 선물을 다른 사람에게도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톨릭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려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온 마음의 절반만큼만 노력한다면, 과연 그 신앙을 우리가 중요하게 여긴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성모님의 도움을 받아 예수님을 다른 사람들에게 데려 가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성모님을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요?

레지오와 레지오 창설자 더프 형제의 영성에 직접적이고 심오한 영향을 준 바오로의 가르침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다른 기회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예수가 중심이 되는’ 바오로의 가르침으로 돌아가 봅시다. 더프 형제는 “레지오는 완전히 그리스도가 중심이다”라는 심오한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더프 형제의 일생과 레지오의 활동에서 이것을 가장 잘 볼 수 있습니다. 레지오 교본 마지막 페이지의 색인 맨 끝에 있는 구절은, 더프 형제와 레지오가 표상하는 모든 것을 가장 잘 요약해 놓은 것입니다. “우리 주님에 대한 참조는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교본의 모든 내용은 주님을 담고 있으며, 따라서 교본 어디에서든지 주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어디에서나, 어떤 상황, 어떤 사건에서나 예수님을 만나야 하고, 다음의 시처럼 외쳐야 합니다. “나는 보았네, 장미꽃에 어린 주님의 피를. 나는 보았네, 별빛 속에 빛나는 주님 두 눈의 영광을”

레지오 창설자 프랭크 더프 형제의 삶과 가르침은 바오로 사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들도 바오로의 가르침을 읽고 기도하고, 무엇보다도 성령의 감화를 받아 우리에게 준 가르침대로 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도 바오로 사도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바오로 사도가 그랬던 것처럼, 신비체인 교회 안에 살아 계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에게 회심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본에 두 번이나 나오는 바오로 사도의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 죽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또 나를 위해서 당신의 몸을 내어 주신 하느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게 하지 않습니다. 만일 사람이 율법을 통하여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그리스도의 죽음은 헛일이 될 것입니다.”(갈라 2,20-21)




녹음 짙은 계절의 묵상과 기도, 그리고 선교

강형민 다니엘

올해 여름은 유독 덥다고들 말합니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이라는데,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저탄소 대책을 세우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이 매일처럼 전파를 타고 흘러나옵니다. 8월의 땡볕 아래에서 일을 해 본 사람들은 압니다. 목마름의 고통 말입니다. 그 갈증을 해소하려 물을 찾아도 가까이에 물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기진맥진 탈진하여 생명을 잃는 경우도 생깁니다. 물이 주는 고마움이 어떤 것인지 비로소 체험하게 됩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물의 소중함을 여름철에 유독 더 느낍니다. 우리 가톨릭 신앙인들, 특히 레지오 단원들은 어떤가요. 생명을 주는 말씀을 중심으로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 선교의 사명에 투철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어느 본당 레지오 단원 피정을 다녀 온 얘기를 전해들은 기억이 납니다. 1박2일 피정의 경우에 하루 피정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의례 벌어지던 삼삼오오 친교의 자리(시쳇말로 ‘술판’)는 온데 간데 없더라는 겁니다. 밤 깊은 시간에 기도소와 소성당을 찾아서 기도하고 묵상하는 단원들이 많고, 밤샘기도를 하는 단원들도 더러 있어서 감동을 받았다는 말이었습니다. 피정을 통하여 그만큼 받아들이고 느낀 것이 많았다는 반증이라고 합니다. 참 반가운 일입니다. 레지오 단원들이라면 적어도 1년에 한 번 봉쇄피정을 하도록 교본에서는 권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군중을 피하여 외딴 곳으로 물러가셔서 혼자 있는 시간을 자주 가지셨습니다.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 저녁 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마태 14,23) 예수님께서도 따로 기도 시간이 필요하셨던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를 사령관으로 모시고 선교 사명 실천에 나서고 있는 레지오 단원의 경우에 그 누구보다 꾸준한 기도생활이 필요합니다. 기도를 바탕으로 하는 활동이 될 때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도움, 성령의 힘을 온전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매일 미사에 참례하며, 성체를 영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말씀을 중심으로 사는 레지오 단원이 되어야 합니다. 말씀을 듣고 새긴다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새기는 일입니다. 주님께서는 늘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을 우리 단원들은 늘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머리로 들을 게 아니라 마음으로, 온 몸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늘 “예!”라는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씀 안에서 늘 ‘기쁜’ 활동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사령관이신 성모 마리아를 기쁘게 하는 것이며 주님을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간혹 어렵다고 뒤로 물러서고 포기하려는 단원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렵다고 포기할 일이 결코 아닙니다. 선교 활동에는 레지오 단원인 여러분이 나서지만 그 일을 이루시는 것은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대상자에게 주님을 모시고 가서 알려 드리기만 하면 레지오 단원의 의무는 훌륭하게 수행된 것입니다. 모든 일은 삼위일체 하느님이신 성령께서 이뤄 주십니다. 누구든지 이러한 믿음과 순명의 자세를 지닌다면 적극적인 선교에 나서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자신감, 능력, 시간은 아주 뒤의 문제일 따름입니다. 더군다나 ‘그럴만한 주제가 못됩니다’라고 뒤로 빼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비겁이요, 오만일 것입니다.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것은 내가 하느님 안에 머무른다는 것입니다. 그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사람으로 더욱 변화하며 성숙한 신앙인으로 신실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개인의 성화를 통하여 하느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일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전구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그 믿음, 그 순명, 그 겸손, 그 사랑이 우리 레지오 단원들의 정신으로 살아 숨쉽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묵주를 손에서 내려놓는 법이 없습니다. 성모신심을 따르는 자세입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의 그 믿음과 순명은 우리의 믿음과 순명이요, 한없는 겸손은 우리 단원들의 겸손이 되어야 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군대인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참 스승으로 모시고 성모 마리아를 진정한 사령관으로 모셔서 충성을 다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나의 모든 것을 온전히, 참되게 봉헌할 때 참된 제자 자격이 부여됩니다. 성모신심, 그 모습을 닮으려 최선을 다할 때, 우리는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레지오 단원으로서 거듭 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날, 묵상과 기도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로서 거듭나는 단원들이 되기를 기원하며 건승을 빕니다.

제주동문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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