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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4 09:53

10월 월간지 훈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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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사람을 칭찬할 때는 보는 앞에서 칭찬해야 합니다.

사람을 충고할 때도 보는 앞에서 충고해주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데서 흉을 보거나 돌아서서 비방을 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얼마 전에 본당 신자로부터 면전에서 칭찬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정말 멋쟁이 신부이고 참 좋으신 분󰡑이라는 말을 듣고

귀에 거슬린 말이 아니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흔히 신자들이 말하는 대로 󰡐우리 본당신부야말로 가장 잘생겼고

우리 본당신부가 최고이며 우리 본당신부가 가장 멋쟁이󰡑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신부야말로 착각 속에 빠져있는 신부일 것입니다.


그런데 다짜고짜 󰡒신부님은 정말 멋쟁이고 참 좋으신 분이다.󰡓 하는 말을 듣고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라고 응수를 했지

만 그래도 무엇인가 이유가 있기 때문에 멋쟁이고

좋은 신부라는 말씀을 할 거라는 생각에

󰡒무엇 때문에 멋쟁이 신부고 좋은 신부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형제님의 대답인즉 미사를 드릴 때 강론이 길지 않아서 좋은 신부이고

공지사항도 아주 짧아서 멋쟁이 신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최고의 신부라는 말을 듣고 훌륭한 신부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별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론을 아주 짧게 해버리면 훌륭하고 멋쟁이 신부라는 말을 들을 것이고

강론을 전혀 하지 않고 무조건 미사를 빨리 끝내버리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신부가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조용히 듣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듣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말만 하는 편에 더 익숙해져 있습니다.

듣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나는 가진 것이 적다󰡑고 불만하고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판단하며

󰡐내 삶의 자리가 불편하니 하루빨리 개선해 달라󰡑고 외쳐댑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는 데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웃의 하소연을 듣지도 않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웃을 외면해버리고

육체적으로 병이 들어 병마와 싸우는 이웃의 신음소리에 귀를 막아버리며

진리의 길로 인도하는 양심의 소리와 하느님의 말씀에도

두 귀를 막아버립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기본자세는 듣는 자세입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음으로써 시작되고 성숙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말씀을

귀담아들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었던 대표적인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바로 성모 마리아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귀담아들으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라고 응답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을 잉태하셨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아들 예수님을 잃어버리고

사흘 뒤에야 예루살렘 성전에서 찾아내고는

󰡒얘야,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라고 말하자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셨습니다(루카 2,40-52).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아들 예수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말하자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고는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라고 말씀하신 성모 마리아셨습니다(요한 2,1-12).
  

이렇게 성모 마리아께서는 침묵과 기도 중에

하느님의 말씀과 당신 아드님의 말씀을 잘 듣고 마음속에 간직하셨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일생은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마음속에 간직해두었던 일생이었습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을 잉태하신 사실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하지 않고 모든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셨습니다.


아들 예수님을 초라한 마구간에서 낳으실 때도

그 어려움과 서러움을 모두 마음속에 간직하셨습니다.


아들 예수님께서 병든 사람들과 죄인들과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심으로써 받는

온갖 오해와 비방과 모함을 모두 마음속에 간직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뺨을 맞고 가시관을 쓰고 넘어지고 상처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까지도

모두 마음속에 간직하신 분이 바로 성모 마리아셨습니다.


기도와 침묵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들으신 성모 마리아.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는 말씀을 굳게 믿고

당신의 온 생애를 하느님께 봉헌하신 성모 마리아.


성모 마리아께서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신 분이십니다.


_김양회․요한보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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