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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14:47

9월의 월간지 훈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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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교자 성월에 김종한 순교자를 생각합니다


레지오 사도직 수행에 노고가 많으신 단원 여러분!

󰡐하느님의 종󰡑으로 선정된 124위 가운데 한 분인 순교자 김종한 안드레아는 충청도 솔뫼(현재 충청남도 당진군 우강면 송산리) 사람으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작은할아버지이고 신앙을 증거하다가 옥사한 김진후 비오의 아들로 일찍부터 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1798년경 경상도 안동의 우련전으로 이사를 와서 17년 동안 숨어 살며 오직 애긍(哀矜)에 힘썼고 기도하면서 열정적으로 외교인들을 입교시켰습니다.

1815년 을해박해가 일어난 뒤, 김종한 안드레아는 영양에서 체포되어 안동으로 끌려갔으며 그곳에서 문초와 형벌을 받은 뒤 대구로 이송되어 동년 10월 18일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임금이 그를 참수형에 처하라는 명령을 내릴 때까지 경상감영 옥사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면서도 신자 공동체를 이루며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여 대구 지역에 천주교를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대구감영에서 배교하고 막 나가려던 김윤덕 아가타 막달레나를 회두시켜, 결국 그녀가 천주신앙을 고백하고 아름다운 순교의 길을 걷도록 도와주었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그가 대구감영 앞에 이르렀을 때 마침 김윤덕이 일시 마음이 약해져 석방되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본 그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녀를 열성적으로 권면하였고 이에 감화되어 그녀는 다시 관장 앞으로 나아가 신앙을 증거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김종한 안드레아는 온갖 형벌을 가하며 배교를 강요하는 관장 앞에서 조금도 굴하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꿋꿋하게 천주교가 참 종교요 참 진리임을 설명하였습니다. 감사는 그의 확고한 결심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김종한은 마음 깊이 천주교를 좋아하여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면서도 천주교 서적을 가지고 다니면서 익혀 왔다󰡓고 조정(朝廷)에 보고하였습니다. 조정에서 사형판결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안드레아는 옥중에서 2통의 편지를 형에게 보내고 교우들에게도 1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중에서 형에게 보낸 편지 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순교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며, 감히 이 마지막 은혜를 바라기까지 합니다. 제가 만일 이 훌륭한 은혜를 받지 못한다면, 이후에는 어떻게 삼구(三仇)에 대적해 나가겠습니까? 만약에 제가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그것을 영영 찾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천주님의 은총을 바라고, 다음으로는 여러 교우들의 기도를 믿습니다.󰡓

안드레아가 옥에 갇힌 지 1년 6개월 정도가 되어서야 임금은 사형을 윤허하였습니다. 그러자 대구감사는 즉시 천주교 신자들을 옥에서 끌어내어 처형하도록 하였습니다. 안드레아가 지도층 신자로 지목되어 관덕정 형장에서 제일 먼저 칼을 받고 순교하였는데, 그날이 1816년 12월 19일(음력 11월 1일)이었습니다. 순교 후 그의 시신은 형장 인근에 매장되었다가 이듬해 3월 2일 친척과 교우들에 의해 그 유해가 거두어져 적당한 곳에 안장되었습니다(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 홈페이지 124위 약전, 대구대교구 순교자 시복시성 추진위원회에서 펴낸 「신앙의 씨를 뿌린 사도들 대구의 순교자 23위」 17쪽 참조).


몇 줄 안 되는 짧은 책자(冊子)에 소개된 지극히 단편적인 이야기가 아련하게 전해오지만 - 2백 년 세월을 뛰어넘어 - 오늘 우리는 특별한 감동으로 우리의 순교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 책자에서 김종한 안드레아는 󰡐기쁨에 넘쳐 순교의 월계관을 쓴 착하고 겸손된 하느님의 양󰡑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오로지 신앙 하나 때문에 경상도 땅으로 옮겨와서 17년이라는 길다면 긴 세월 동안 숨어 지내며 애긍시사(哀矜施捨)하고 온갖 환란(患難) 가운데 온몸으로 전교(傳敎)에 진력(盡力)하였으며 배교자를 회두시켜 순교의 화관을 받도록 도와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이 기적 같은 기막힌 사연 앞에 - 냉담자 회두권면과 선교에 열과 성을 다하는 레지오 단원으로서 - 오늘의 신앙인 된 자신의 처지를 다시 한번 뒤돌아보고 반성과 성찰을 하며 깊은 묵상과 사색에 잠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를 통해 만나는 전국의 모든 본당과 해외 교포교회의 레지오 단원 여러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의 시작과 더불어 우리는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가신 신앙선조 순교자들은 대체 누구십니까. 쇄국정책(鎖國政策)의 와중에서 어둡고 암울하던 시절 혹독한 박해의 칼날 아래 온몸을 던져 신앙을 증거하신 분들입니다. 신앙과 목숨을 맞바꾼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살아생전에 이미 순교자로 성인으로 사셨던 분들입니다. 신분과 벼슬을 버리고 가문(家門)과 고향을 떠나 정처 없이 떠돌다가 심산유곡(深山幽谷)에 자리 잡고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신 분들입니다. 교우촌(敎友村)을 이루며 지역과 신분의 차별을 떠나 주님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자매요 가족으로 은총과 기쁨과 평화 가운데 사셨던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사신 곳이 바로 순교의 땅, 은총의 땅, 성인의 땅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교구마다 많은 유적지(遺跡地), 이른바 성지(聖地)가 조성되어 개발되고 있으며 - 1년 내내 순례객이 줄을 잇고 있으며 - 특별히 순교자 성월에는 더욱 많은 순례자들이 성지를 찾습니다. 그분들이 걸어가신 그 발자취를 따라 후손된 우리들 역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삶의 터전을 구원과 완성의 땅, 영광의 땅으로, 지금 여기서(Hic et Nunc) 순교자들의 숨결이 서린 순교자의 후예로 사는 󰡐삶의 자리󰡑로 가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실로 한국교회는 2백 주년 이후 새로운 시복운동과 더불어 어쩌면 식어가던 순교혼(殉敎魂)을 다시 일깨우며 5백만 신자들이 오늘 어둡고 소란한 세월에 󰡐똑바로󰡑운동,󰡐내 탓이오󰡑운동,󰡐아가 운동󰡑과 같은 생명존중과 신뢰회복운동의 연장선에서 평신도사도직 수행의 특별한 한 세월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 60만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 역시 124위 순교자의 시복운동 대열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레지오 마리애 운동의 창설자 프랭크 더프를 비롯하여 레지오 개척자인 에델 퀸과 알폰소 램의 시복운동을 동시에 벌이며 레지오 사도직 수행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성모군 전사 여러분!

여전히 일상적인 신앙생활에 머물러 있고 이웃 전교에 힘없으며 냉담자 회두에 미약한 자신을 감히 우리의 선대 순교자의 삶에 대비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시대 신앙과 목숨을 맞바꾸어야 하는 직접적인 피의 순교 󰡐붉은 순교<赤色殉敎>󰡑의 기회가 당장에는 주어지지 않는 듯 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일상 가운데 불림받은 그 자리에서 그리스도 신자이기 때문에, 또한 레지오 단원이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고난(苦難)과 난관(難關)이 가로놓여 있을 것입니다. 틀림없이 순교의 기회이며 내적 순교가 요청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사는 우리의 수도자(修道者)들이 이미 천상적인 것을 위하여 지상적이고 현세적이며 자기중심적인 데서 철두철미(徹頭徹尾) 자신을 죽이고 󰡐푸른 순교<靑色殉敎>󰡑를 작정한 삶이라면 지금 이 자리에서(Hic et Nunc) 우리들은 󰡐흰 순교<白色殉敎>󰡑를 살아야 합니다. 참으로 선조들이 피 흘려 지켜준 신앙적 유산(遺産)을 보전(保全)하며 이 시대의 순교자가 되고 증거자가 되며 참으로 제2의 프랭크 더프이고 에델 퀸이며 알폰소 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_대구 Se. 담당사제
  최홍길․레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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