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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2 19:58

10월호<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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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

                                                                                 (인천교구 주안3동성당 병자들의 구원Pr.)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해 문경새재 계곡으로 가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맘먹고 가져온 책을 읽었습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생활성서사 발행), 아내가 권해준 책입니다.

저자는 사람의 뒷모습은 앞모습에 비해 일반적으로 덜 주목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장을 하고 옷을 차려 입을 때도 주로 앞모습을 가꾸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그 중 한 분이십니다.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물 긷고… 제게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은 언제나 뒷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한여름에 새참을 머리에 이고 밭두렁을 따라 걸어가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은 며칠 전에 본 것같이 눈에 선합니다. 저는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어머니의 뒤를 졸졸 따라갔지요. 밭에서 시장기를 달래며 기다리실 아버지 생각을 하면서….

아직 단잠들을 자고 있을 새벽에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남모르게 가난한 이들을 돕거나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손길에는 화려한 앞모습이 아니라 이름도 얼굴도 없는 뒷모습만 있습니다.


ꡐ바다의 별 레지아ꡑ 소속의 ꡐ병자들의 구원 쁘레시디움ꡑ(지도신부:김상용․힐라리오, 단장:정장환․빈첸시오) 단원들도 바로 그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2006년 8월 20일, 이들의 활동 모습을 찾아 인천광역시 남구 문학동에 있는 천사의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천사의 집은 인천교구에서 운영하는 노인 요양시설입니다. 처음에는 인천교구 주안3동성당에서 운영하였는데 작년부터 운영 주체가 인천교구로 이관되었습니다. 현재 이 시설에는 13명의 할머니와 그분들을 돌보고 계시는 수녀님 두 분이 계십니다. 주택과 아파트 사이에 자리잡은 천사의 집은 밖에서 보면 일반 가정집과 흡사합니다. 단층 건물로 아담하게 잘 가꾸어진 마당과 여러 가지 채소들이 자라고 있는 작은 텃밭이 평화로운 곳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병자들의 구원 쁘레시디움은 수년 전부터 이곳의 노인들을 돌보시는 수녀님들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ꡒ연세 많으신 분들을 돌봐드리는 일이 저희로서는 힘든 일이지만 궂은 일도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도와주시는 형제님들이 계셔서 잘 해내고 있습니다. 큰 시설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살펴보면 손볼 일이 참 많습니다. 이럴 때 부탁을 드리면 내 일처럼 해결해 주십니다.ꡓ

수녀님은 단원들의 활동에 대해 환한 웃음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단원들은 여러 해 동안 주로 주말을 이용하여 그때그때 시설에서 필요한 일들을 해왔다고 합니다. 이제는 그동안 활동했던 경험으로 텃밭 가꾸기, 울타리 주변 잡초 제거, 고장난 시설 점검과 수리 등은 수녀님의 안내가 없어도 잘 알아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는 텃밭과 울타리 주변의 무성한 잡초들을 제거할 예정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필요한 연장과 도구를 챙기는 모습에서 숙련된 성모님의 군대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ꡒ저희 병자들의 구원 쁘레시디움은 아직 1,000차 주회도 하지 못한, 부족함이 많은 레지오입니다. 그리고 뭐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도 없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찾아옵니다. 그리고 이곳에 봉사하러 오는 단체가 저희 말고도 여럿입니다. 모두 저희가 하는 것 같은 오해가 생길까 봐 조심스럽습니다ꡓ라며 처음에는 활동사항 취재를 한사코 사양하는 단장님을 설득하여 성모님의 군대 ꡐ병자들의 구원 쁘레시디움ꡑ의 활동에 함께한 것입니다.


병자들의 구원 쁘레시디움에는 직업상 평일에 주회합에 참석할 수 없는 단원들이 많기 때문에 주회합을 토요일 저녁에 한다고 합니다. 주 5일제 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주당 근로시간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까닭에 토요일 저녁에 주회합을 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간혹 집안의 행사, 가족나들이 등 가장으로서 참여해야 할 행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원들 사이에서도 주회를 평일로 옮기자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모든 단원의 입장을 고려하여 토요일 주회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ꡒ회합에 빠지지 않아야 하고 봉사도 해야 하는데 먹고사는 일에 바쁘다 보면 의무를 소홀히 하게 됩니다. 이럴 때 성모님과 단원들께 참 미안합니다.ꡓ

아드님 한 분을 신학교에 보내신 이강국 미카엘 형제께서는 무더위에 더욱 무성해진 잡초를 뽑다가 잠시 이마의 땀을 닦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병자들의 구원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사십 대의 중반부터 칠십 대의 연로하신 단원까지 12명의 형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연세가 많으신 단원께서도 봉사에는 조금의 양보도 없어 보였습니다.

ꡒ아직 일선 현장에서 활동하는 형제들은 직장 때문에 주회에 늦거나 참석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연세 많으신 단원들께서는 주회나 봉사활동에 거의 빠지지 않으십니다.ꡓ

김수철 베드로 부단장님께서 연로하신 단원 형제님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ꡒ성모님의 군대인 레지오 마리애에는 정년이 없습니다.ꡓ

구슬땀을 흘리며 쉬지 않고 일을 하시면서 연세가 제일 많은 단원께서 단호하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입추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더위가 아직도 기승을 부립니다. 이런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온 힘을 쏟아 봉사하시는 모습을 보며 이분들이 보여주시는 땀에 젖은 뒷모습이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주님 앞으로 나아가는 신앙인의 뒷모습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모습을 잘 보이려 애쓰고 온갖 신경을 쓰며 살아가는 이 시대 일상의 삶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_이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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