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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1 09:48

6월호 월간지 훈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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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김진룡․안토니오 신부




15년 전 쯤 6.25를 맞아 본당에서 초. 중. 고등부 학생들에게 '북녘동포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보도록 하였다. 많은 학생들이 여기에 참여하였고, 그 소중한 편지글들을 읽어볼 영광도 누렸다. 그런데 막상 편지를 읽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편지를 쓰기 전에 이미 주의사항을 주었음에도 가난하고 못 먹는 실정을 안타까워하는 일에서부터, 그런 일을 통해서 볼 때 김일성 김정일 체제와 인물들에 대한 비난은 당연하다는 글 흐름이었다. 다른 한편, 남쪽은 경제발전을 엄청나게 이루어 먹는 것이 다양하다는 등 경제적, 이념적인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들이 주된 내용이었다. 북쪽에 살고 있는 어떤 이가 이 편지를 읽었다면 어떤 느낌일까라고 상상해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는 아이들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왜냐면 당시 주요언론들의 시각이 '반공과 이념고수'라는 틀 속에 있었고, 학교교육은 아예 무관심했었기에 결국은 우리 어른 세대에게 화살이 되돌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교우들에게 긴급 당부를 하게 되었다. "자녀들과 민족의 하나 됨에 대해 대화를 한 번 나눠봐 주시겠습니까?"

그 동안 남. 북 정상회담이 있었고, 금강산 관광길도 열렸으며, 개성 산업단지를 통하여 물건도 공동생산을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평양을 다녀왔다는 사람도 적지 않게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때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궁금하다.


모 케이블 TV 방송에서 지난 2007년 재미있는 ꡐ인터넷 설문조사ꡑ 보고를 낸 적이 있다. 만 12세 미만의 남녀 어린이 약 3천 5백 명이 그 대상이었는데, 첫 질문은 ꡐ북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었다. 이에 어린이들은 ꡐ남북통일ꡑ(42%)이라고 가장 많은 답을 했다. 놀라운 일이다. 짓궂게도 다음 질문은 북한의 핵무기 논란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린이 2명 중 1명의 어린이가 핵무기를 가졌어도 북한을 믿을 수 있다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 중 ꡐ핵무기를 가졌어도 북한은 무조건 믿을 수 있는 나라ꡑ(16%), 그리고 '핵무기는 가지고 있지만 조금은 믿을 수 있는 나라'(36%)라고 대답했다 한다. 다음 질문은 ꡐ남북통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 질문에도 어린이들은 ꡐ하루 빨리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ꡑ(53%)고 대답했다. ꡐ통일은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ꡑ, ꡐ통일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생각해 본적이 없다ꡑ는 응답은 각각 9%, 5%에 머물렀다. 또 '남북통일이 된다면 북한 친구를 사귈 마음이 있나요?' 란 물음에도 어린이 중 56%는 '있다'고 대답했고, 36%는 ꡐ그때 가봐야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응답자 중 8%만이 ꡐ사귈 마음이 없다ꡑ고 대답을 했다. 그렇다면 '남북통일의 좋은 점'이 뭐냐는 질문에는, '이산가족이 함께 만나서 살 수 있다'(31%), '전쟁의 위험이 사라진다'(29%), ꡐ남북이 힘을 모아 지금보다 더 잘살 수 있다'(22%) 순으로 답변을 했다. 이밖에 ꡐ남북통일이 된다면 대통령은 어디 출신이 되어야 할까요?ꡑ 란 질문에도 68%의 어린이들은 ꡐ실력만 있다면 어디 출신이든 상관없다ꡑ고 대답했다. (세계일보 인터넷 뉴스부 2007.01.04 목)


놀라운 차이였다. 불과 15년 남짓한 세월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다. 분단 60년을 넘어가고 있는 이 시점, 어린이들이 보여준 생각들은 분명 '이제는 희망적인 말'을 현실적으로 써도 좋을 듯하다. 물론 이런 변화는 어른들의 수고에 기인하기에 어른들의 노력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ꡐ형제의 하나 됨ꡑ을 가로막았던 온갖 생각들, 세력들을 넘고자 각자 삶의 현장에서 때로는 투사로서 때로는 설교가로서 일해 온 어른들의 수고로움, 그것이 소중하고 고마울 뿐이다. 그 한 가운데 레지오 마리애가 있음을 기억하고자 한다. 아니, 더 정확히 성모님과 그 아들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는 레지오 마리애의 영성을 기억하고자 한다.


그 영성이란 무엇인가? ꡐ한 마리 잃어버린 양을 찾아 죽을 힘을 다해 찾아 나서시(마태 18,12~14)는ꡑ 좋은 목자이신 예수님, 그리고 그분에 대한 완전한 믿음으로 ꡐ십자가에 매달리는 아들ꡑ을 바라보면서도 희망을 보여주셨던 어머니, 우리가 함께 해서 좋은 영성이 이것이다. 비록 자식이 서로 다퉈 갈라져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어머니만은 자식 간의 시시비비를 넘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품어 안으시는 분이심을 믿기에 그분께 기도하고 일해 온 우리 레지오 마리애의 영성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어머니의 마음이 ꡐ겨레의 하나 됨ꡑ을 이루는 힘이 될 것이다.ß]

전주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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