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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이 넘으신 노 신부님이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백발이 성성하고 주름살이 깊게 파인 신부님은 오랜 세월을
오직 믿음으로 살아 왔기에 그 마음이 청정하고 맑았습니다.

신부님은 많은 사람들의 빛이었습니다.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에게는 힘과 용기가 되어주셨고,
슬프고 아픈 사람들에게는 친구와 가족이 되어
함께 슬픔을 나누며 살았습니다.

신부님의 생일 날 많은 신자들이 생일 잔치를 마련 하였습니다.
조그만 마을이라 마을 사람들 모두가 모인
성대한 잔치가 되었습니다.

그 때 생일 축하를 하던 노인 한 분이
"오늘 이 기쁜 날 우리 신부님께 자손이라도 있었다면
오죽이나 좋았겠습니까?
왠지 쓸쓸해 보입니다."
하고 동정스레 말 하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뒤쪽 자리에서 소년 하나가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습니다.
"아닙니다. 신부님은 외롭지 않습니다.
여기 손자가 있습니다."

그러자 앞자리에 앉았던 젊은 사람이 일어서서 말했습니다.
"여기 신부님의 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일어서며 소리쳤습니다.
"저는 신부님의 딸입니다."
"저는 신부님의 아들입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시던 신부님은
그만 눈물을 주르르 흘리셨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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