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헛된 망상의 그물을 거두어들이니>

  낚시 갔을 때 종종 체험하는 일 한 가지가 있습니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매운탕꺼리들, 무우, 파, 양파, 깻잎, 마늘, 고추, 소금...거기다 소주 한 병까지 잔뜩 챙겨갑니다. 고기만 잡히기만 하면 손질해서 끓일 수 있을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해갑니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완벽히 준비해간 날치고 고기 한번 제대로 잡아본 적이 없습니다. 돌아오면서 다들 어깨를 들썩이며 이렇게 외칩니다.
   “괜히 무겁게 잔뜩 들고 왔어! 괜히 잔뜩 시장 봐왔어! 아깝게 돈 주고 산 이것들 어떡해!”
  반대로 기대를 하지 않고 갈 때, 그냥 바닷바람 한번 쐬지 하는, 맑은 공기 쐬며 피정 한 나절 하지, 하는 마음으로 앉아있다 보면, 다시 말해서 마음을 비우면, 기대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큰 녀석들이 쑥쑥 올라오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 사도를 비롯한 사도들 역시 비슷한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난후,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느니, 헛소문이라느니, 마음이 뒤숭숭했습니다. 안절부절못하던 베드로 사도는 고기나 많이 잡아 주린 배를 채울 작정으로 벌떡 일어서며 외칩니다.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
    결과는 어땠습니까? 제자들이 합심해서 밤새 그물을 쳤지만 결과는 ‘맹탕’이었습니다.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고기잡이 이거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노동 중에 노동이 분명합니다. 밤새 그물질하느라 기진맥진한 사도들 앞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하시는 말씀.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기존에 너희가 던지던 그물을 버리고 새로운 그물을 던지라는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고수해오던 삶의 방식을 이제 그만 접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더불어 이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세상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질서 속에 새로운 판으로 바뀌었습니다.

    세상의 큰 흐름을 천천히 읽어나가다 보면 한 가지 깨달음이 다가옵니다. 모든 것이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젊음도 가도, 사랑도 가고, 시대도 가고, 한때 절대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목숨까지 걸었던 이데올로기도 가고, 다 지나갑니다.

    우리가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사람들도 지나갑니다. 다 지나가고, 다 떠나보내고 난 후, 알게 되는 진리 한 가지가 있습니다. 하느님만이 영원하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이 지나가고 나니, 하느님께서 찾아오십니다. 우리의 헛된 욕구, 지나친 욕심을 떠나보내니 하느님께서 찾아오십니다. 우리가 헛된 망상의 그물을 거두어들이니 하느님께서 찾아오십니다. 결국 우리가 죽으니(물러나고 양보하고 포기하니) 그 죽은 자리에서 하느님께서 부활하십니다. 우리의 죽음을 기반으로 하느님께서 힘차게 활동하십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날짜조회 수
235 성모님이 묵주기도를 하는 사람들에게 약속하신 15가지 제네시오2019.10.1757
234 성서쓰기 노트 긴급판매 협조 마산레지아2004.06.081834
233 성숙한 공동체 신자는... 제네시오2019.10.1354
232 성인들의 말씀 모음 (1) 1 마산레지아2007.07.122351
231 성인들의 말씀 모음 (2) 1 마산레지아2007.07.122271
230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1 file 안다니엘2004.12.232075
229 성화축제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7 안다니엘2006.03.192161
228 소록도야 소록도야.... 1 정현두요한2005.12.032176
227 수고 하셨습니다 3 ♡황국일(모세)2007.02.132339
226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해 주십시오. 1 이홍석2007.07.042081
225 수고하셨습니다^^^ 2 이명규 요엘2014.12.021914
224 순교자 성월 레지아2004.09.132201
223 순명! 신고합니다... 1 강희수2006.12.012300
222 순종의 기도... 제네시오2019.09.1749
221 슬프고 힘든 일 박종일 (프란치스코)2011.04.072075
220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원봉사자를 찾습니다. 레지아2004.04.142542
219 시대의 소명인 레지오 마리애 마산레지아2012.07.252339
218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제네시오2019.11.0937
217 신앙의 여정은... 제네시오2019.10.2046
216 신앙인은 2... 제네시오2019.10.3148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14 15 16 17 18...25Next
/ 25
2024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마산 치명자의모후 레지아
51727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북16길 27
전화 : 055-249-7115 , 팩 스 : 055-249-7086

Copyright (C) 2020 Diocese of Masan.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