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과 종이쪽지...
성당에 아주 열심히 다니시는 사장님이 계셨습니다. 그는 기회가 닿는 대로 자신의 직원들에게 복음을 전하곤 하였지요. 그런데 그 중에서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히 인쇄된 하나의 책에 불과하므로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청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청년이 사장님께 돈을 빌려달라는 것입니다. 그러자 사장님은 종이쪽지를 하나 건네주면서 읽어보라고 해요. 그 종이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오늘밤 12시에 우리 집으로 오게.”
그 청년은 돈을 꼭 빌려야 하기 때문에, 비록 늦은 시간이었지만 사장님이 그 시간에 오라고 했으니 밤 12시에 집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사장님께서는 매우 불쾌하다는 듯이 말해요.
“자네는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인가, 없는 사람인가? 밤 12시에 다른 사람의 집을 찾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어? 이렇게 큰 실례를 범하면서 돈을 빌려달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청년은 쭈삣거리면서 종이쪽지를 사장에게 보여주며, 억울하다는 듯이 말합니다.
“낮에 사장님께서 주신 이 종이에 분명히 밤 12시에 오라고 적혀 있지 않습니까? 저는 단지 사장님이 주신 이 쪽지를 의지하고 왔을 뿐입니다.”
그러자 사장님께서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는 겨우 그 종이쪽지 하나에 그렇게 철저히 의지하면서, 왜 예수님의 말씀인 그 성서 말씀은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그 종이쪽지에 가졌던 믿음만큼만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서 믿음을 가져보게. 분명히 또 다른 세상을 체험할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