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 이해인 <br>
아직 한 번도<br>
당신을<br>
직접 뵙진 못했군요<br>
기다림이 얼마나<br>
가슴 아픈 일인가를<br>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br>
잘 모릅니다<br>
좋아하면서도<br>
만나지 못하고<br>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br>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br>
잘 모릅니다<br>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br>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br>
오랜 세월<br>
침묵 속에서<br>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br>
어둠 속에서<br>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br>
익혀왔습니다<br>
죽어서라도 꼭<br>
당신을 만나야지요<br>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br>
오늘은 어제보다<br>
더욱 믿으니까요.<br>
사랑이 죽음보다 강함을 보여주신 주님께
나역시 내 몸 불사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