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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봄

                                                                                           마산 레지아 담당사제, 교구 사목국장 양태현 그레고리오



  사순 제1주일로 시작하는 3월입니다. 세상과 인간을 위한 한없는 사랑의 극치인 예수님의 십자가 신비를 한껏 묵상해 봅니다. 3월하면 봄이 연상되고, 따뜻한 기운 속에 파릇파릇 솟아오르는 새싹들과 온 천지를 뒤덮는 수많은 꽃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흘러넘치는 사순시기, 하느님의 숨결과 기운이 담긴 세상의 대자연도 함께 발걸음을 맞추는 듯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이 땅에 세워지고 들어 높여졌을 때, 어쩌면 세상의 구원을 위한 따뜻한 봄기운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하느님 사랑의 따뜻한 봄기운이 우리 안에 시작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신비로 그 절정을 이룰 것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꽃놀이, 봄나들이로도 표현할 수 없는 하느님 사랑의 봄 축제가 시작됩니다. 봄이 왔습니다. 문득, 어떤 시구가 생각납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후대 당나라 시인의 글인데, 그 유래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뜻은 이러합니다. “봄이 왔으나, 봄과 같지 않구나.”

모든 것을 새롭게 하고 새 생명을 움터 나오게 하는, 그렇게 하여 새 하늘과 새 땅, 하느님 사랑의 구원을 가져다주시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 우리 안에 가득합니다. 세상의 참다운 봄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전혀 봄을 맞이하는 자세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움츠려있고, 추위와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 앞에 두려워 떨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리의 영적이고 신앙적인 상태가 그러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입니다.

  하느님의 봄을 마음껏 만끽하신 분이 계십니다. 바로 우리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십니다. 성모님은 세상에 하느님의 봄이 가능하도록 당신의 모든 것을 봉헌하신 분이십니다. 인간적인 모든 어려움을 당신의 깊은 겸손을 통하여 극복하고, 믿음과 순종과 전적인 헌신으로 하느님께서 마련하시는 구원의 봄을 한껏 누리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시고 예수님의 십자가 신비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진정한 구원의 봄을 만끽하고, 그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갖은 덕행들이 필요합니다. 마치 봄나들이에 걸맞은 새 옷으로 갈아입는 이치와 같다고 할 것입니다. 성모님의 깊은 겸손과 온전한 순명을 갖출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때때로 엄청난 세상의 시련과 모순 앞에 방황하는 우리들이 구원의 십자가를 지표 삼아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천사 같은 부드러움과 끊임없는 기도정신을 청해 봅니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모두들 자기 과신과 교만에 젖어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너무 힘이 듭니다. 정말 기도하지 않고서는 마음의 어려움을 이겨 내기가 어렵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거듭거듭 여쭈어 보아야 합니다.

  십자가, 그리고 봄. 다소 역설적입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덕행을 쌓고자 하는 우리들은 그 깊은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보여주셨던 우리들이 갖추고자 하는 갖가지 고행과 영웅적인 인내심은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 뒤에 찾아오는 부활과 생명, 하느님 사랑의 봄기운을 희망하게 합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우리들은 티 없는 순결, 천상적 지혜를 겸비한 하느님의 진정한 자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그러나 봄과 같지 않다는 하느님의 탄식이 들리는 듯합니다. 사랑 가득 구원의 봄을 마련하시는 예수님 앞에 우리 모두 새 옷으로 갈아입읍시다. 나를 칭칭 감싸 고 있던 두툼한 묵은 옷들을 과감히 벗어 버리고, 우리의 어머님께서 마련해주시는 아름다운 덕행의 새 옷으로 갈아입읍시다. 봄이 왔습니다. 어서 서두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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