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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8 20:17

훈화3 (월간지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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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의 희망


우리의 인생 속에서 알면서도 잘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뻔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생활 안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또 마음속에서는 그 길로 가야 함을 알기에 순간순간의 시간을 돌이켜 볼 때 갈등과 번민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인간적인 모습은 그런 갈등 속에서 영적인 갈증과 육적인 욕망이 충돌합니다.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영적인 갈증에 허덕이고 세상의 삶에 휩쓸리게 되면 자신의 내면에서 솟아나는 육적인 욕망에 휘둘립니다.

때로는 하느님을 따르는 길이 좋다고 생각하여 굳게 결심을 하고 열심히 노력을 합니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고 머리를 써서 자신의 신앙을 성숙시키고자 노력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하느님의 사랑이 나에게서 멀어진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고 지금의 내 노력이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나의 노력이 물거품처럼 느껴지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시련의 무게가 힘에 겨울 때가 있습니다. 점점 힘이 빠지고 아무런 희망조차 없는 듯한 허탈함에 빠져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때가 우리에게 󰡐십자가의 희망󰡑이라는 탈출구를 배우게 되는 시간입니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이야말로 우리가 십자가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인간적인 면에서는 피하고 싶고, 절대로 나에게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나에게 다가올 때, 우리의 주님께서 가신 길이 바로 그런 길이었습니다.

막막하고 더 이상의 희망조차 생각할 수 없는 시간, 철저하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십자가의 시간이 바로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주님은 절망적인 시간을 부활의 희망으로 바꾸신 분이십니다. 십자가의 절망과 좌절이야말로 하느님 아버지께 온전히 맡길 수밖에 없는 절실한 믿음이 꽃을 피우는 시간입니다.

그때야말로 우리는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때야말로 우리는 진정한 인내를 배울 수 있습니다.


거룩한 십자가의 왕도(王道)(준주성범 2권 12장)

3. 보라, 모든 것이 십자가에 있고, 모든 것이 죽음에 있다. 거룩한 십자가의 길과 매일 극기하는 길밖에 생명을 주고 참다운 마음의 평화를 주는 길은 없다. 네 마음대로 어디든지 가보라. 그리고 또 무엇이든지 찾아보라. 십자가의 길보다 위로 더 고상하고 아래로 더 안전한 길이 또 없다. 네 뜻에 맞게 또 네 생각에 가장 적절히 모든 것을 정돈해 놓아도 좋든 싫든 괴로운 것이 있을 것이니 너는 언제나 십자가를 만나게 되리라. 네 몸이 괴롭든지 네 정신에 번민을 당하든지 할 것이다.

4. 때로는 하느님의 저버림을 느낄 것이고 때로는 네 이웃이 너를 괴롭힐 것이나 대개는 너 자신이 너를 못살게 굴 것이다. 너는 이런 고통을 면할 수 없고, 이런 고통을 경하게 할 방법도 없고, 무마할 길도 없다. 다만 하느님의 뜻이 그러한 때까지 너는 참아 견디어야 한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네가 위안 없이 고통을 받을 줄을 알고 너를 그에게 맡기고 고통을 당해서 좀 더 겸손해지는 법을 알게끔 배정하심이다. 자신이 고통을 받아보아야 그리스도의 수난을 참으로 마음 깊이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십자가는 언제든지 놓여있고, 어디서나 너를 기다리고 있다. 네가 어디로 달아나도 십자가를 피하지 못하게 되니, 그것은 네가 어디를 가도 네 자신을 지고 다니고 언제나 네 자신을 피치 못하기 때문이다. 네가 위로 올라가보고 아래로 내려가보라. 안으로 들어가보고 밖으로 나가보라. 어디서나 십자가는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네가 마음에 평화를 도모하고 영원한 월계관을 얻으려면, 어디서나 필연적으로 참아나가야 한다.

_윤병길․세례자 요한 신부 / 서울Se.지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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